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405호]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에도 식약처 늑장 대응

기사승인 2017.09.11  

공유
default_news_ad1

- "여성이 거의 40년간 쓰는 제품에 대해서 왜 그렇게 조사와 관심이 없었을까"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의 의뢰로 시작된 강원대 김만구 교수의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시험에 의해, 판매량 상위 5개 업체의 10개 제품에서 위해물질인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이 나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대략 40년 동안 생리대가 필수품인 여성들에게 굉장한 불안감을 주었다. 생리대 제조사에는 환불 요청이 쇄도했고 여성환경연대에는 4일 간 3,009건의 생리대 부작용 의심 건수가 제보됐다. 한편 식약처는 위 실험에 대해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신뢰성에 의문을 던졌으며, 생리대 제조사 ‘깨끗한나라’는 5일 강원대 김만구 교수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하는 등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에 따라 곳곳에서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 릴리안 사태, 논란의 시작
2014년 미국의 여성환경단체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가 P&G 생리대 등에서 발암물질이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생리대 유해성 문제가 촉발됐다. 이에  여성환경연대는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김만구 교수에게 생리대 유해성분 검출시험을 요청한 것이다. 이는 식약처 등에 생리대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업체와 제품명이 포함된 검출시험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김만구 교수는 ‘실험 자료에서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생리대가) 릴리안임을 확인했다’는 기자의 유도질문에 여성환경연대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미리 확인하고 연락한 것으로 착각해 그렇다고 답했고, 이로서 ‘릴리안 사태’가 본격적으로 발발하였다.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된 것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제조사에 환불을 요구하고 식약처에 74건의 생리대 부작용 사례를 접수했으며 단체소송까지 했다. 이에 제조사 깨끗한 나라는 8월 23일 생리대 전제품 환불을 시작했고, 24일에는 전 제품 생산 판매를 중단했다. 김만대 교수 팀 시험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릴리안 팬티라이너에서 트리메틸벤젠, 벤젠, 톨루엔 등 10가지 휘발성유기화합물 외 20여가지 물질을 포함하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인 TVOC의 검출양이 가장 높게 나왔다. 그러나 이는 릴리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식약처가 공개한 시험보고서와 유해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명단를 보면 10개의 샘플 모두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오히려 릴리안은 5개 업체 중 1군 발암물질인 벤젠과 트리클로로에틸렌이 유일하게 검출되지 않았으며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과 P&G의 위스퍼에서는 두 물질 모두 검출됐고, LG유니참1, 2에서는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깨끗한나라는 “다른 업체 생리대 제품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지만 마치 자사 제품만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노출돼 업무상 피해를 입었다”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김만구 교수를 고소했다.

◇ 생리대 유해성 연구 신뢰성 논란
식약처는 “김만구 교수의 시험이 구체적인 시험내용이 없고 연구자간 상호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의 한계가 있다”며 시험의 과학적 신뢰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만구 교수는 "방출물질 측정방법은 4년에 걸친 개발 끝에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은 방법이다"라고 신뢰성 논란에 반박했다.  또한 강원도민일보에 따르면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로 물질이 나오고 있으니 유해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였다”라고 연구 의도를 밝히며 “화학물질의 노출을 줄이자는 의도인데 식약처는 ‘김만구 교수의 자료 검증위를 만들자’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한다. ‘김만구 교수가 실험을 통해 이런 결과를 밝혀냈으니 식약처와 같이 유해성, 독성 노출을 연구해보자’가 맞는 반응이다”라고 지적했다. 즉 연구는 유해물질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유해하다는 증거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생리대에 이러한 유해물질이 나왔으니 관심을 가지고 조사해달라는 부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예비실험적 성격을 띤 연구 결과를 신뢰성이 떨어진다면서도 공개한 식약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News1에 따르면 “식약처는 왜 실험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제품 이름은 모두 공개해 더 많은 소비자를 불안에 떨게 하는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정부의 태도, 이제 신물이 난다"라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 식약처의 미숙한 대응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이 되거나 실제로 그러한 증거가 있을 때에만 제품 전수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그간 안전관리원을 통해 보고된 부작용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전수조사는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히던 식약처는 생리대 논란이 더욱 불거지자 시중에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56개사 896품목)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4일만에 말을 바꿨다. 이렇게 책임회피를 하다가 여론이 악화돼서야 입장을 바꾸는 것은 ‘살충제 계란’, ‘치약파동’ 등 과거에도 식약처가 보여준 행태다.
이에 정치계에서도 식약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은 “식약처는 지난 3월 생리대 유해성 논란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여론에 뭇매를 맞고서야 8월 25일 부랴부랴 전수조사 계획을 발표하는 등 늑장 대응을 했다”며 류영진 식약안전처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 여성환경연대, 유해물질 전성분 조사와 역학조사 요구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5일 생리대 모든 유해성분 규명 및 역학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요 요구는 정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뿐 아니라 유해물질 전성분을 조사하고 철저한 역학조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여성들이 생리대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여성환경연대 고금숙씨는 인터넷방송 닷페이스를 통하여 “여성이 거의 40년간 써오는 제품에 대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왜 그렇게 조사와 관심이 없었을까. 이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본다”며 “마치 이 검출 결과의 물질 때문에 릴리안 제품의 건강 영향이 나타난 것처럼 생각이 된다. 그럴 수도 있지만 모르는 거다. 정말 까봐야 아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건강 이상 증상을 호소했을 때는 그에 대해서 역학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면밀히 조사한 후 원인이 무엇인지 신뢰성 있는 대답을 내놓는 게 지금 시급한 일인 것 같다”라며 이번 사태가 여성 건강 전반에 대해,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과 관리에 대해 넓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kyo6157@naver.com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